[사용기] MINI Cooper 5-Door Hatch (F55 Normal)

2022. 5. 17. 16:14아이와 함께하는 자동차 리뷰

여러분은 평소에 어떤 운전을 하고 계시나요?

만약 여러분이 얌전한, 소위 말해 '할배'운전을 하고 계신다면 미니를 꼭 한 번 경험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미니를 타 보신다면 내가 정말 할배운전자인지 다시금 생각하시게 될 겁니다.
어쩌면 내 안에 숨어있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대의 자동차를 사용해보면서 느낀 건 '운전자의 성향은 자동차가 만든다'는 점 입니다.

미니는 운전자에게 더욱 즐겁고 재미있는 운전을 선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이전의 슬로건이었던 'CREATIVE SOLUTIONS FOR A BRIGHTER URBAN LIFE' 는 아주 적절하게 선정되었죠.
가장 상위 트림인 John Cooper Works(JCW) 가 아닌 일반 트림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은 같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5-Door 모델도 마찬가지 :)



미니만의 독특한 실내

미니를 탑승하면 가장 우선 마주하게 되는 건 독특한 실내죠.
처음 보는 사람도 뇌리에 콕 박혀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동글동글한 인테리어.

미니에서 출시한 모델은 총 다섯가지 인데요. (3Door, 5Door, Convertible, Clubman, Countryman)
미니만의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를 모든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만났던 3Door 해치와 SE 모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만난 5Door 모델도 실내 인테리어는 동일합니다.

미니의 상징, 동글동글한 인테리어


실내 색상이 전부 블랙이라 단조로워보일 수 있습니다만, 내가 차를 운전한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조작해보면 신경을 많이 쓴 차량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값비싼 차가 플라스틱으로 실내를 떡칠했다는 박한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는 잘못된 평가입니다.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미니에 사용된 소재들은 그리 싸구려가 아닙니다.
인테리어를 위한 블랙 하이그로시를 제외하고는, 손이 닿고 눈이 갈 만한 부위에 저렴이의 상징인 '딱딱한' 플라스틱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앞 문 모습. 여기에서 딱딱한 플라스틱은 가장 아래 수납함 커버와 스피커 덮개에만 사용되었습니다.


도어 트림부터 대시보드를 손으로 쓸어내리며 한 번 눌러보세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세요.
미니에서 고급짐을 논한다는 건 물론 맞지 않겠습니다만, 저렴한 실내라고 욕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내는 전시장에서도 편하게 앉아볼 수 있으니 지나가다 매장이 보인다면, 한 번 경험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문짝이 제법 두껍고 고무실링이 성의있게 둘러져있기 때문일까요?
앙증맞은 외관과는 달리 문을 닫는 느낌은 묵직하고 두텁습니다. 문을 제대로 닫으려면 신경써서 약간의 힘을 가해야합니다.

다만 앞 문을 열 때 첫번째 걸림이 너무 멀더라구요.
좁은 곳에서 내릴 때 대수롭지 않게 문을 열었다가는 소중한 차량(들)에 상처가 날 수도 있겠습니다.



자리에 앉아 시트를 조정하고 자연스럽게 핸들을 쥐어봅니다.
노멀 트림이라 상위 트림 대비 한 등급 낮은 핸들 가죽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쥐어도 그립감이 좋은 핸들입니다.
미니만의 새차 냄새는 덤.
이것들이 한데모여 "MINI" 라는 자동차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겠지요.

이제 시동을 걸어봅니다.



녹차를 몰던 시절, 시동을 걸자 동생이 '배기 튜닝했냐'고 물어보던 게 생각나네요. ^^
노멀 모델 또한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볼 정도로 배기음을 주변에 흩뿌립니다.
적당히 시끄러우면서도 듣기에 나쁘지는 않은, 오로롱~ 거리는 소리를 기분좋게 들려줍니다.
마치 20~30년 쯤 된 옛날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내는 듯한 그런 소리를 말이죠.

경쾌하고 즐거운 주행

BMW M 시리즈 처럼 가운데가 볼록 튀어나온 본넷도 미니만의 특징입니다.


1500cc 트윈터보, 3기통 가솔린 엔진이 올라간 노말 트림은 MINI 라인업 중 가장 엔트리 모델입니다.
차량 구매 대상으로 MINI를 떠올린다면, 가장 현실적이고 친근하게 다가갈 모델이죠.

3기통에 136마력이라고 하면 요즘 시대에 보잘 것 없어보입니다만 실제로 운행해보면 그런 느낌은 사라질거예요.
엑셀에 발을 올리면 망설이지 않고 경쾌하게 가속됩니다.
지나치게 과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딱 내가 원하는 만큼.
시내에서는 출력에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언덕을 만나서 엑셀을 조금 더 밟으면 운전자를 자극하는 BMW 엔진이 만들어내는 소음과 함께 기분좋은 가속이 이어집니다.
RPM이 올라갈 수록 유입되는 엔진음과 회전질감은 정말 듣기가 좋아서 일부러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보고 싶어집니다.

그동안 가족용 세단 차량을 얌전하게 몰아오셨던 분 이라면 spec에는 나타나지 않는 날쌔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시고선 조금 놀라실 수도 있겠습니다.


Sports 모드로 변경해봅니다.
숨겨져있던 Power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만, 페달 튠(페달의 민감도를 높이는 튜닝)을 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엑셀을 조금만 밟아도 튀어나가려는 성향이 강해져요.
그리고 엔진 브레이크가 조금 더 걸리는 편이죠.

'노멀'트림의 Normal - Sports 모드 간극이 'JCW' 트림의 그것보다 더 크게 느껴집니다.
Normal트림의 Sports모드는 조금 '오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마치 자신의 Spec을 숨기기 위해 더 빨라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은.
JCW는 기본적으로 힘이 넘치고 빠른 상태라 굳이 모드 변경에서 '오버'할 필요가 없었던 걸까요?

속으로 '애 쓴다' 싶으면서도 그게 또 귀엽게 보입니다.
부족함 없이 날쌔게 달려주니까요.


5-Door모델이 3-Door보다 조금 더 길쭉하기는 하지만, 운전중 그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내가 몰고있는게 3도언지, 5도언지 구분 못하겠더라구요.
움직임은 동일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티어링은 묵직합니다. 특이한 점은 JCW보다도 스티어링이 무겁다는 점 입니다.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무거운 스티어링은 저속에서, 주차할때 더욱 도드라지게 느낄 수 있는데요.
약간 의아한 부분이예요. 여성들에게는 감점 요인일텐데 말이죠.
JCW와 동일한 수준이었다면 딱 적당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니 해치다운 실내 공간

3Door와는 다르게 5Door는 2열에 세 명이 앉을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가운 데 앉는 사람은 다리 놓을 공간이 없다는 점 인데요.
어떻게든 앉을 수는 있게 해놓았다..정도로 받아들여야할 것 같습니다. ^^;

3-Door 모델과는 달리 가운데에도 쿠션이 있어 앉을수'는' 있습니다.


성인 남성은 가운뎃 자리에 앉는 게 정말로 어렵겠지만, 어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클럽맨과 마찬가지로, 5도어 모델도 탑 테더가 3개가 있어서, 필요시 가운데에 카시트를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불가능 vs 가능 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도어 모델도 2열 뒷자리에 3개의 탑 테더가 있습니다.



2열 공간은 3-Door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문이 4짝이니, 클럽맨과 비교를 해 보았는데요. 뒷좌석 쿠션 길이가 짧았고, 무릎 공간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딱 예상했던 것 만큼의 차이라고 보여집니다.

5-Door 모델은 뒷 문짝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그래서 타고 내리는 게 약간 불편합니다.
그래도 문짝이 없는 것(3-Door)에 비할바는 아니죠.



의외였던 건 트렁크였는데요. 3-Door와 비슷할 거라고 예상했던 트렁크 깊이가 거의 2배 정도로 깊어보였습니다.
트렁크를 어떻게 보여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영상으로 편집 해 보았습니다.
20초 이내로 짧은 영상이니 한 번 눌러서 봐주세요!

(클릭해서 봐주세요)

 

내 삶을 더욱 즐겁게.

이런 저런 미니를 타면 타볼수록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미니와 함께하는 운전은 즐겁다는 사실 입니다.
지난 주말 모임에서 어느 형님이 말씀해주신 게 떠오르네요.

"인생은 이루어놓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도 중요하다.
결과를 위해 과정이 희생된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니와 함께한다면 우리의 인생을 완성해가는 과정 중 '운전하는 시간'은 즐거움으로 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음 리뷰는 컨트리맨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미니 리뷰가 되겠네요.
아직 시리즈가 끝나진 않았지만, 미니와 함께했던 경험을 제 삶의 과정으로 남길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사용기 역시 MINI 계양 전시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스타벅스와 함께 미니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부담없이 편하게 오셔서 쉬고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5월 21일)에는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승 행사가 있다고 하니, 평소에 궁금하셨던 MINI 차량이 있으면 경험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