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BMW 320d 투어링 M-sport (G21 320d Touring)

2022. 8. 8. 19:47아이와 함께하는 자동차 리뷰

 

아빠의 이유있는 고민.



이번에 경험해본 자동차는 BMW의 3시리즈 투어링 입니다. (G21 320d touring)



공교롭게도 노르웨이 여행에서 Volvo 왜건 V90을 10일 간 운행해보았는데, 곧 이어서 비슷한 크기의 BMW 왜건인 3투어링을 타보게 된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무덤인기가 적은 왜건 차량을 좋아라 하는데요.

320d 차량 자체와는 별개로 볼보와 BMW, 두 회사의 지향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뻤습니다.

 

실내 둘러보기 - 1열


운전석 문을 열자 M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가장 먼저 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현재 판매중인 320d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어있는데요.
320d 뿐만 아니라 모든 라인업의 M pkg 트림은 Luxury 트림에 비해 조금 더 날렵해보이는 외관과 달리기 성능 향상을 위한 브레이크, 서스펜션이 달려있고 나파가죽으로 씌워진 M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장착돼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이 전해주는 운전의 즐거움은 생각보다 큽니다.
운전할 때는 항상 핸들을 손에 쥐고 있어야하고, 핸들을 돌렸다가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되돌아오는 핸들이 손바닥을 스치며 핸들 표면의 질감도 느끼게 되죠.
요즘은 각종 운전 보조를 위한 조작도 핸들로 하는 만큼, 핸들은 운전자에게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속이고 그 차량의 인상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M 스포츠 핸들은 움켜쥐기에 적절하게 두툼하고, 이를 감싸고 있는 나파가죽은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서 슥슥 문지르기만 해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BMW의 상징과도 같은 시프트 패널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기어봉을 찾게 되겠죠?
현재 BMW 차량들의 시프트 패널은 모두 같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데요.
뭔가 버튼이 많아보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꼭 필요한 것들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주행모드 변경 위치는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기는 하네요.
운전 중 변경을 해야하는데 시선을 빼앗기거나 더듬어서 찾으려면 번거로우니까요.

 

운전석의 모습. 많이 익숙한 모습이죠?



요즘은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조작 버튼들도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입니다.
심지어 테슬라는 물리 버튼이 하나도 없죠.
버튼이 없는 게 더 깔끔한 인테리어를 만들어주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에어컨이나 공조기 조절 정도는 버튼이 나와있는 게 편리한 것 같아요.
주행모드 변경과 마찬가지로 운전 중 조작을 해야하는데, 디스플레이를 터치해가며 메뉴를 찾는 게 번거롭거든요.

카플레이를 통한 내비게이션이나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하기에도 가로로 긴 디스플레이가 더 편리한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서 BMW의 디스플레이는 마음에 듭니다.

 

1열 조수석의 모습



스포츠 시트가 장착되어있었는데, 쿠션이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푹신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동식 버튼을 조작해서 무릎을 들어올려 엉덩이를 깊숙히 밀어넣을 수 있고, 요추 조절도 가능합니다.
BMW 차량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허벅지 길이 조절도 가능합니다.

요즘 날씨가 날씨인지라 통풍 기능이 없는 건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에어컨이 시원하더라도 시트와 닿아있는 등짝과 엉덩이의 온기를 식혀줄 수는 없으니까요.
BMW 뿐만 아니라 수입차들은 왜 통풍 시트 옵션에 인색한지 의아해하던 적이 있었는데, 유럽의 서늘한 공기를 맡아보고 나니 통풍 옵션의 선호도가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떨어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앞으로는 (가능하다면) 통풍 시트가 전 라인업으로 확대되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2개의 메모리 시트 저장공간을 제공합니다.

 

실내 둘러보기 - 수납 공간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센터 콘솔은 상당히 깊고 넓었습니다.
MINI의 그것은 무선충전 거치대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놓을 수 없는 공간이었는데 말이죠.
글로브박스(조수석 서랍)와 센터 콘솔을 잘 활용한다면 수납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을 것 같아요.

 

깊고 넓었던 센터 콘솔.



4개의 도어 하단에는 모두 비슷한 크기와 모양의 수납 공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공간에 물티슈와 우산을 하나씩 놓고 다녀서, 마찬가지로 한 번 비교해보았습니다.

 



깔끔하게 가려져있는 기어봉 ~ 센터페시아 사잇 공간의 덮개를 열면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수납 공간이 나타납니다.
2개의 컵홀더와 휴대폰 등의 작은 소지품을 올려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되겠네요.

 

 

실내 둘러보기 - 2열


우리 아빠들은 뒤에 누군가를 태워야 하니, 2열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겠죠?
이번 G바디의 2열 공간은 이전 세대 3시리즈(F30, F31) 보다 많이 넓어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앉아보니 정말로 그러했습니다.
무릎도, 발도 모두 불편함이 없었고 엉덩이가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있어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었습니다. 

 



컨트리맨과 비교했을 때 수치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는 것 처럼 보이는데, 시트의 두께가 두꺼워서인지 실제로 앉았을 때에는 더 안락하다고 느꼈습니다.
시트는 끝 부분이 동그랗게 말린 채로 조금 더 나와있는데, 덕분에 허벅지와 다리도 더 편안했습니다.
D필러 까지 길게뻗은 왜건인 만큼 헤드룸도 아주 넉넉해서 앉아있는 느낌이 매우 쾌적했고요.
투어링 모델은 시원하게 뚫린 파노라마 선루프도 장착되어있어 2열 탑승자가 지루하지 않게 해 줍니다.



다만 후륜 구동의 특성상 센터 터널이 높게 튀어나와있고, 의자 높이가 낮아서 타고 내릴 때 넘나드는 문턱이 제법 높게 느껴졌습니다.
이 부분이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센터 터널이 높아서 좁은 느낌을 줍니다.



이번 G바디 부터는 후열 공조 조절도 가능한 3 zone 에어컨이 들어갔죠.
그냥 에어컨 구멍만 뚫려있던 F바디 시절과 비교하면 훌륭한 변화입니다.

 

이번 3시리즈에서는 뒷좌석 공조기 설정을 위한 디스플레이와 조작버튼이 추가되었습니다.



3투어링 모델에는 2열 좌석에 선블라인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뒷좌석에 앉는 사람을 고려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지요.
아이가 눈부신 햇살을 그대로 얼굴에 쬐고 있을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었는데, 가산점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이 모여 구매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겠죠.

 

 

실내 둘러보기 - 트렁크


대충 보기에도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보여줍니다.
다만 뒷바퀴 휠 하우스와 서스펜션의 간섭으로 어쩔 수 없이 트렁크 공간에서 손해를 보는 건 조금 아쉽습니다.



 


투어링(왜건)과 세단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트렁크 공간 활용도에 있지요.
3시리즈 투어링은 고객이 상황에 맞게 트렁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옵션을 함께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트렁크에 적재한 짐이 앞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러기지 네트를 걸거나 러기지 스크린을 덮어 공간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러기지 스크린은 그 높이 조절이 가능해서, 더 많은 짐이 실리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죠.
트렁크 바닥을 들어올리면 숨은 공간이 나타나기도 하니 정말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러기지 네트를 설치한 모습.
러기지 스크린을 사용해 공간을 분리한 모습 입니다.

 

필요시 러기지 스크린 높이를 조절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짐을 적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3투어링만의 장점인, 트렁크를 유리만 여는 것도 가능하죠.
간단한 짐을 넣고 뺄 때나 자동차에서 휴식을 취할 때 유용하겠죠?

운용하시는 분들은 이게 상당히 편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출처 - www.parkers.co.uk/bmw/3-series/touring/review/practicality



트렁크 옆 쪽에 위치한 버튼을 눌러 2열 좌석을 접을 수도 있습니다.





2열을 위한 배려, 그리고 트렁크의 다목적 활용을 위한 옵션으로 미루어볼 때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걸 염두에 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왜건이지요. 패밀리카를 찾아 떠나는 아빠의 고민을 많이 해결해주는 차 이기도 하고요.

 

주행


외모나 실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갈릴, 기호의 문제이고 제조사별로 제공하는 옵션 자체에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시동을 걸고 엑셀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부터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기본 주행모드는 Comfort(일반) 모드 입니다만, 엑셀을 밟으면 밟는 만큼 움직여줍니다.
엔트리 디젤 트림인 20d라도 본질은 같았습니다.
MINI를 떠나보낸 지 오래 되었지만 바로 엊그제 타던 것 처럼 몸의 감각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이게 BMW인가봅니다.
이 회사에서 만든 자동차에 '굼뜨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아보입니다.





함께 잠시 주행을 해보았던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볼보는 브레이크를 밟고 싶어지는 찬데, BMW는 엑셀을 밟고 싶어지는 차다.

 


느긋하게 운전하기 어려운 자동차 입니다.

 

엑셀 조작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뛰쳐나가려는 성향이라 부드러운 가속을 위해서는 엑셀 조작에 신경을 많이 써야합니다.
어떻게 노력을 해봐도 브레이크는 끅끅 거리며 잡힙니다.
멈춘 듯 아닌 듯 동승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멈춰서는 브레이크 조작은 불가능합니다. (MINI랑 똑같습니다. 하하)

 

저음이 매우 강조된 오디오도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합니다.





스티어링의 무게는 전혀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장난감처럼 가볍지도 않습니다.
누구나 기분좋게 조작할 수 있게 만들어져있었습니다. 
도톰한 스티어링을 파지한 채로 핸들을 돌리는 느낌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이제는 BMW = 돌덩어리같은 스티어링 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된 것 같아요.



791M 휠과 M 스포츠 브레이크



그렇다고 움직임이 무디지는 않습니다.
핸들을 살짝만 건드려도 바로 움직임을 바꿈으로서 응답을 보내옵니다.



 

 

도로의 상태를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 서스펜션

 


이정도로 보면 남자들이 왜 BMW를 좋아하는 지 알 것 같아요.
다만 승차감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뒷자리에 누군가를(가족을) 태울 아빠니까요.

작년에 잠깐 시승해보았던 320i Luruxy는 꽤나 물렁했고 안락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멀미가 느껴졌었어요. 당시 동승했던 아내도 마찬가지로 느꼈다고 합니다.

M-sport 서스는 소문 만큼 딱딱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내가 달리고 있는 도로가 어떤 상태인지를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요철은 밟는 족족 빠짐없이, 그렇지만 나름대로 부드럽게 바꾸어 전달해줍니다.



입체적으로 표현된 하키스틱. 전체 라인업을 통틀어 3시리즈의 후미등이 가장 멋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나쁜 승차감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내가 밟고있는 도로 사정이 M스포츠 서스펜션에 걸러져서 전달되는 느낌이 운전하기에 좋았어요.

문제는 방지턱을 넘을 때 처럼, 높이 차이로 인해 갑자기 툭- 하고 떨어지는 경우 인데요.
이 때의 느낌은 안락하지 못 합니다.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한 번 걸러주었지만 여전히 투박해요.
정말 천천히 지나가더라도 뒤에 앉은 사람은 불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아빠의 가장 큰 고민이 되는 문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BMW에서 지향하는 자동차의 성향 상 M스포츠 서스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만, 뒷자리 승객의 안락한 거주를 중요시한다면 Luxury 트림을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끊어지지 않는 주행보조 옵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BMW 반자율 주행)은 훌륭했습니다.
활성화/비활성화와 차량 간격, 속도 모두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었고,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학습하려는 노력을 들일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사용자 친화적이었습니다.

차선은 정확하게 가운데를 유지하며 달려주었고, 내가 설정한 속도와는 무관하게 앞차와의 간격을 적절하게 조절해 주었습니다.

이를 위한 가감속도 매우 부드러웠고요. 

차선을 변경하거나 설정한 속도를 초과하여 달리더라도 주행보조가 비활성화되지 않는 점도 좋았습니다.
차선을 바꾸면 곧 차선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하고, 수 초 이내 녹색으로 변경되어 주행보조가 이어집니다.
속도를 초과하여 달리더라도 엑셀을 놓으면 자연스럽게 설정 속도까지만 감속이 된 채로 주행보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 주행보조가 풀리면서 다시 버튼을 눌러줘야하는 차량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별 것 아닐수도 있지만 아주 편리하다고 느꼈습니다.

주변 차량 상황을 인식하여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테슬라 모드 라고도 불리죠. 
주행보조가 잘 작동하고 있구나~ 하고 조금 더 신뢰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죠. :)



 

 

디젤 차량 답지 않은 정숙함


이 차량을 타보고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정숙함' 입니다.

2년 전, 이전 세대 F30 320d를 탔을 때의 충격이 너무 강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15km/h 밑으로 내려가면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엔진소리와 함께 스티어링 휠을 통해 온 몸으로 진동이 전달되는 걸 느꼈었는데요.
이번에 사용해본 차량은 주행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속에서도 진동과 소리가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았습니다.
속도가 조금이라도 붙으면 디젤 엔진 소리와 진동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지요.
(물론 밖에서 들으면 영락없는 디젤차 맞습니다)

요즘은 경유 값이 너무 올라 메리트가 사라졌습니다만, 디젤 차량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더욱 깊어져가는 아빠의 고민


BMW를 생각한 보통의 아빠라면, 시승을 한 뒤 더욱 고민이 깊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빠의 마음은 당연히 BMW로 기울겠습니다만 가족들의 마음도 그러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카페 한 켠에 앉아 몸이 들썩이는 하우스 음악과 함께 시원한 음료를 마시는 운전을 할지 (BMW)
거실 소파에 걸터앉아 조용히 나만의 음악을 감상하는 운전을 할지 (Volvo).
아빠의 욕심을 얼마나 내려두어야할지, 어디까지 타협을 해야할지.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가 됐든 좋은 선택일거예요. 하나만 골라야 한다는 게 문제지요.
참고로 저는 BMW를 선택했고 아내는 Volvo를 선택했습니다.
혹시 모르지요. 다른 BMW가 아내의 마음을 또 뒤흔들지요.
내심 그러길 바래봅니다. :D


이 사용기는 BMW 바바리안 모터스 목동 전시장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도심 속에 우뚝 솟은 규모의 전시장에서 다양한 차량들을 직접 살펴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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