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4. 23:53ㆍ아이와 함께하는 자동차 리뷰
미니 Electric SE는 미니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전기차 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기자동차들이 도로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국내에 상륙한 타이밍이 다소 늦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커다란 배터리와 풍부한 주행보조 옵션으로 무장된 프리미엄 라인부터 실용적인 가격대의 소형 전기차 까지 북적이는 가운데, 뒤늦게 나타난 미니 일렉트릭은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까요?
기존의 미니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실내 공간, 그리고 배치
처음으로 궁금했던 건 배터리를 어디로 보냈을지 였습니다.
자동차는 무게중심이 매우 중요한데, 무겁고 부피가 큰 배터리가 바로 무게중심을 좌우하기 때문이죠.
미니 일렉트릭은 전동화 전용 플랫폼이 아닌, 현재의 가솔린 미니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했는데요.
유독 차체가 작은 미니이기 때문에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했을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엔진룸에 넣는다면 전륜이 너무 무거워져 미니만의 주행 감성을 잃을 것이고,
트렁크에 넣는다면 가뜩이나 좁은 공간을 더 잃게되어 경쟁력을 크게 상실하겠죠.
미니 일렉트릭은 배터리를 센터 콘솔 하단과 뒷좌석 하단에 T 자로 배치하였습니다.
그래서 무게중심은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기존의 미니와 완전 동일한 공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로 인해 배터리의 용량까지 챙길 수는 없었죠.
미니 일렉트릭에는 약 32kWh 크기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EV6 롱레인지에 약 77kWh 크기의 배터리가 장착되어있는 걸 생각해보면 주행 가능거리가 예상이 되시죠?
외관이 자동차의 첫 인상이라면, 그 다음은 스티어링 휠(핸들) 촉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니 일렉트릭의 핸들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BMW의 그것과 동일한 나파가죽 핸들. 적절하게 두툼한 림 폭(핸들을 움켜쥐는 두께). 깔끔한 박음질.
이미 미니와 BMW를 운행하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할 것들이지만, 경험해보지 않으셨던 분들에게는 분명 기분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시동을 걸어볼까요?
항공기 버튼을 연상케하는 미니만의 시동 버튼.
핸들로 고스란히 전해지는 진동과 매력적인 배기음이 쏟아져나오는 대신 새로운 소리만 들려올 뿐 입니다.
이렇게 미니 일렉트릭의 주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주행
미니 일렉트릭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까지 도달하는 가장 짧은 시간)은 7.3초 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인 만큼 시내에서의 제로백 수치는 실제 체감과 다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실제로 달려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MID 모드(일반 자동차의 노멀, 기본모드)에서도 엑셀에 힘을 좀 주면 곧바로 시원한 가속이 쏟아집니다.
네. 시원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가속되는 차량.
흔히들 이야기하시는 전기차의 '처음부터 최대 토크'가 이런 거였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Sport 모드에서 엑셀을 밟으면 JCW 3도어의 그것과 흡사한 가속 느낌을 전해줍니다.
미니 특유의 가속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엄청 빠른 것 같은데 실제 속도는 그렇게까지 빠르지는 않은. ^^
하지만 여기에 청량감이 가미되어있습니다. 전기자동차 특유의 가속감 이겠지요.
핸들의 무게는 확실히 제가 타던 19년식 3.5세대의 그것보다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미니라고 하면 묵직하고 무거운 핸들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요즘의 미니는 저속에서도 부담스럽게 무겁지 않고, 주행중에는 기분좋은 안정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서스펜션은 기존의 미니와 똑같습니다.
미니의 빠릿한 움직임과 회두성 또한 그대로입니다.
동일한 플랫폼을 가지고 똑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애썼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행보조는 클럽맨 JCW에서 경험했던 그것과 동일하게 구성되어있습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면서 주행, 차선 이탈은 경고만.
차선도 알아서 잡아주면 좋겠지만.. 미니한테 그것까지 바라는 건 조금 사치일까요?
주행 중 전기자동차의 iconic 한 사운드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급가속 시 슈웅~ 하는 소리가 심심하게 들리는 걸 제외하면 실내에는 풍절음과 타이어 소리 뿐 입니다.
(속도를 조금 올리면 곧바로 타이어 소음이 올라와서, 역시 미니는 안락한 차량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됩니다.)
RPM을 올리면 들려오는 BMW 엔진음이 사라져버리니 아쉽기는 합니다. 이것때문에 전기차를 고르지 않는 분이 계실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진동과 정차/저속주행 시 소음이 없는 점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전기자동차, 그리고 충전
모든 전기자동차는 제동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에 활용하는 회생제동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미니 일렉트릭은 기존 스탑 앤 고(정차 중 엔진을 멈춰주는 기능) 버튼 자리에 회생제동 세기 조절 버튼이 들어갔습니다.
회생제동 세기를 '낮음'으로 두면 기존 내연 자동차와 이질감이 전혀 없고, '높음'으로 두면 확실하게 제동이 걸리며 속도가 줄어듭니다.
완전 정차까지 이어지면서 원페달 드라이빙(회생제동을 이용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운전하는 것)이 가능해지죠.
평균 속도 27.2km/h에 전비는 7.1km/kWh 를 기록했습니다.
공기저항에 전혀 유리한 디자인이 아닌데 기록된 전비는 상당히 높습니다.
국토부 인증 주행거리는 160km 정도 입니다만, 실제 주행거리는 200km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충전 타입은 DC콤보이며, 급속 충전속도는 50kWh 를 지원하고, 80%까지 약 35분 가량 소요된다고 합니다.
미니 일렉트릭은 그저 시티카로만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핏(E-pit) 인프라가 도심과 고속도로에도 많이 설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따금 교외로 나가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주행거리가 참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미니는 미니다.
미니 일렉트릭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봤습니다.
기존의 미니가 가지고 있던 주행느낌과 감성을 온전히 살린 채 전동화로만 탈바꿈한 자동차.
만약 MINI에서 그걸 노리고 차량을 만든 거라면, 결과물은 잘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경쟁 차종은 푸조의 e208, 르노 조에, 니로ev 등이 되겠군요.
이중에서 하나 고르라면 잘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것 같아요.
아마 최우선순위가 주행거리라면 아무래도 미니 일렉트릭은 어렵겠지요. ㅠㅠ
하지만 선택지가 늘어난 건 분명 우리에겐 기쁜 일입니다.
MINI를 타보고 싶으면서도 잦은 충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일렉트릭은 즐거운 Urban Life 를 위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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