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4. 21:51ㆍ아이와 함께하는 자동차 리뷰
제가 두 번째로 만난 차량은 미니 클럽맨(F54 JCW) 입니다.
Cooper에 비해 양옆으로 넓고, 앞뒤로 조금 씩 긴 왜건 형태를 띠고 있죠.
사실 클럽맨은 2세대 까지는 3도어 였어요. 대신 3도어 대비해서 조금 길쭉한 형상이었죠.
현행인 3세대로 넘어오면서부터는 5도어로만 출시되고 있는데 트렁크는 기존과 동일하게 양문 개폐식 코치도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독특하면서도 실용적이죠.
자동차 사용기를, 그것도 JCW를 가져다놓고 트렁크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모습이 좀 웃기기는 합니다만, 일단 보면 한 번 열어보고 싶게 생겼으니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열어볼까요?
보다 실용적인 미니
어떤 부분이 제일 먼저 보이시나요?
일단 3도어보다 확실히 넓은 트렁크가 눈에 들어오죠.
굳이 옆에 갖다놓고 수치 재 보지 않아도 넓은 게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 트렁크가 제 구실 좀 하지. 저도 모르게 혼잣말을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또 다른 것이 눈에 띄었는데 그건 바로 '3개의 테더 앵커' 였습니다.
테더 앵커는 ISOFIX와 함께 아이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장치입니다.
360도 회전형카시트를 졸업하고 주니어 카시트로 변경하게 되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웬 벨트 하나를 만나게 되죠.
그 벨트를 뒷자리 어딘가에 위치한 쇠고리(테더 앵커)에 연결하고 조이면 카시트가 단단하게 결합됩니다.
테더 앵커가 가운데에도 있다는 말은 '카시트를 뒷좌석 가운데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말 이기도 합니다.
보통은 가장 안전한 카시트 위치를 꼽으라고 하면 운전석 뒤를 떠올리시죠?
의외로 차량에서 가장 안전한 좌석은 2열 중앙 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더라구요.
보유하신 카시트의 ISOFIX가 래치벨트(시트에 단단히 고정되어있지 않은, 벨트) 형식이라면, 클럽맨 2열의 양 옆 구멍에 하나씩 체결해서 가운데에 설치할 수 있답니다.
평소에 키가 작은 아이가 앞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앞이 보일까 싶어 조수석 뒤에 앉힌 뒤, 조수석 헤드레스트를 뽑고 다닌 적도 있었어요.
가운데 앉히고 선루프 차양막을 걷어내면 아이가 덜 심심해하겠죠?
그리고 2열 중앙에 카시트를 설치하면, 좁긴 하지만 '그래도 5명 탑승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3개의 테더 앵커는 비단 클럽맨 만의 장점은 아니겠습니다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이 보이니 마음에 들었어요.
기왕 트렁크를 열어본 김에 짐도 한 번 채워보았습니다.
MINI 3Door와 비교했을 때 클럽맨의 공간은 어떤지 한 번 보실까요?
3Door와 동일하게 트렁크를 채워보았는데, 다 집어넣고도 자리가 널널합니다.
스트라이더 자전거도 무리 없이 적재가 가능하네요.
여기에 27인치 캐리어를 추가로 넣어보았는데요. 예상을 깨고 무난하게 트렁크 문을 닫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트렁크 덮개를 닫지 않아도 여유로워보이죠?
널널할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더 그랬습니다.
기왕 공간 이야기가 나왔으니 순서를 바꿔서 2열 거주성은 어떤지 수치로 먼저 보시지요.
3도어와 동일하게 말이죠.
클럽맨이 확실히 공간에서 여유가 있어보이시죠?
엉덩이도 더 깊숙하게 파여있어, 조금 더 편안합니다. 다만 등받이 각도는 아직도 서있는 편이라 아쉬운데요.
어차피 미니인데 트렁크 크기를 좀 더 포기하면서 리클라이닝이 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릎 공간도 3도어에 비해 훨씬 널널하고 어디에 둬야할 지 눈치를 봐야했던 발바닥도 제법 편하게 던져놓을 수 있습니다.
2열 에어밴트도 있는 걸 보니 분명 뒷자리는 누군가 탈 거라는 걸 감안해서 만든 것 같습니다.
더욱 빠르지만 침착한 미니
그럼, 이제 차에 타볼까요?
도로에 올라서자 마자 3Door와의 차이가 분명하게 도드라집니다.
그저 4륜에, 70마력이나 더 힘이 세다는 페이퍼스펙을 떠나서, 진중한 움직임에 곧바로 매료되기 시작합니다.
300마력 미니라고 하면 발가락 냄새만 맡아도 튀어나갈 것만 같지만,
도로 흐름에 맞추어 여유롭게 엑셀을 밟으면 염려했던 것 만큼 빠르게 가속되지 않습니다.
출력에 대한 부담 내지는 스트레스를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정도면 일상 주행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정직한 조향은 덤 입니다.
공격적인 외모와는 다른 의외의 모습 이었습니다.
3도어JCW가 한껏 꾸민 꼬맹이가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다니는 모습이라면,
클럽맨JCW는 뒤에서 따라가는 형 같은 모습이랄까.
엑셀에 좀 더 힘을 실으면 곧바로 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힘이 넘치고 여유롭다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우악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가속됩니다.
차가 자꾸만 더 밟아보도록 유도하는 것만 같습니다.
이 순간을 오래 즐기진 못합니다.
얼마 안 가서 페달에서 발을 떼야 할 순간이 오고말죠.
복잡한 우리네 도로사정에 비해 이 차는 너무 빠릅니다.
그렇다고 운전자나 동승객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저속에서의 울컥거림도 없고 일반모드에서는 rpm을 높게 가져가려 애쓰지 않습니다.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경박하지는 않습니다.
투박하지만 딱딱하지는 않아요. 3도어랑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요.
이 정도면 뒷자리에 어르신 모셔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클럽맨 JCW에는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함께 사용해봤습니다.
솔직히 많이 불안했어요. 전면 카메라 1개만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사용해보니 이런 걱정은 기우였어요.
정속 주행장치를 활성화한 뒤 간격조정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조작으로 기능을 쓸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요.
내가 설정한 정속주행 속도가 아무리 높아도 차간 거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앞 차가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급가속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 가속하여 티맵 100점짜리 운전을 해냅니다.
차간 거리는 3단계로 조정이 가능했는데 가장 짧게 설정해도 차 2대 정도의 간격을 벌려주었습니다.
해가 져서 어두워진 밤에도 인식을 잘 해주었고요.
악천후가 아닌 다음에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해본 클럽맨은 만족도가 높은 차량이었습니다.
3Door에 비해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은 고급지고, 주행감각은 세련되었어요.
클럽맨 JCW는 경쟁 차량들에 비해 옵션이 다소 부족하고 크기가 작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도로위로 몰고 나가있는 동안에는 이런 아쉬움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클럽맨 JCW의 경쟁차량은 스팅어 2.5T, M135i, A35 입니다. 나중에 이 차량들도 비교해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
3도어의 아담한 사이즈와 프레임리스 도어, 앙증맞은 외모가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니라면
전 클럽맨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아빠니까요.
나 혼자 운전을 신나게 한다면 3Door가,
미니 특유의 주행질감을 느끼면서 전천후 가족용으로도 사용하고 싶다면 클럽맨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사용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사용기는 MINI 바바리안모터스 계양 전시장(032-713-4602)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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