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노르웨이 자동차 여행 - Norwegian Scenic Routes 여정 개요

2022. 7. 16. 22:45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앞선 포스팅에서 노르웨이 경관도로(National Tourist Routes, Norwegian Scenic Routes)는 총 18개의 루트가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Norwegian Scenic Routes | Nasjonale turistveger

 

Norwegian Scenic Routes

Norwegian Scenic Routes are 18 selected roads that run through landscapes with unique natural qualities, along coasts and fjords, mountains and waterfalls. The routes are intended as alternatives to the main roads, and the drive itself sh …

www.nasjonaleturistveger.no


이번 우리가족의 노르웨이 여행은 7월 6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9일동안
여행기간 동안 5개의 경관도로를 경험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습니다.
(물론 모든 일정이 드라이빙으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지만, 경관도로에 한정한다면 그렇습니다.)

 

노르웨이 중부의 Nasjonale turistveger 요약 맵. Aurlandsfjellet의 스테가스타인 전망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 Rondane
  2. Geiranger-Trollstigen
  3. Gamle Strynefjellsvegen
  4. Sognefjellet
  5. Aurlandsfjellet

 

이 우리 가족이 경험한 Scenic Route 입니다.
오른쪽의 Rondane부터 시작하여 2 > 3 > 4 > 5 의 순으로 내려와서 오슬로로 리턴하는 스케쥴이죠.

보통은 오슬로 > 스타방에르로 이동하여 프레이케스톨렌을 경험하고 위로 올라가거나,
베르겐으로 이동 후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가족은 반대로 이동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매일 짧게는 140km, 길게는 300~400km 까지 이동을 하게 되므로 차는 좋은 걸로 예약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Volvo V90 왜건을 선택했습니다.
볼보 차는 한 번쯤 롱텀으로 경험해보고 싶었고, 허리도 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렌터카를 고를 때 제 개인적인 사심도 살짝 들어갔습니다. 하하



Hertz에서 예약을 했는데, 5700km 짜리 신차를 제공해주더군요.
사양은 T6 Recharge(phev)에 하만카돈이 들어간 '일반' 트림을 받았습니다.

여행을 모두 마치고 난 지금 돌아보면, 노르웨이를 렌터카를 이용해서 Scenic Route 위주로 여행을 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노르웨이 자체도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각 Route마다 저마다의 특색으로 가득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경험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여행 후기를 글로 남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Norwegian Scenic Route 여행에서 궁금해하실 법한 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꼭 준비해야할 게 있을까요?

 

고어텍스 등 방수 기능이 있는 신발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한여름이지만 Scenic Route가 산을 지나는 경우가 많아, 춥습니다. 
긴팔 긴바지는 기본에 목도리와 겉옷도 챙기셔야해요. 

7월의 Scenic Route라면 우리나라의 10월 중순 ~ 말 정도의 날씨라고 예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차 타고 돌아다니니 신발이나 옷가지는 적당히 해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ㅎㅎ 


화장실은 만날 때마다 가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Scenic Route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길을 한참동안 내달리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어린아이와 동행하신다면 페트병(..) 하나쯤 구비해두시면 안심입니다.

많은 화장실은 무료이지만, 카드결제가 필요한 화장실도 있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Winter Notice 딱지가 있는 경로는 늦가을 ~ 이듬해 5월 말 즈음까지 폐쇄됩니다. 

여행하실 때 애써서 찾아갔다가 헛걸음하시지 않도록 미리 정확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시) Winter notice 가 있는 구간

 

추천하는 경로가 있을까요?


경관도로 여행은 정해진 방향이나 공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획에 없다가도 근처를 지나가게 되면 한 번 가볼까? 싶은 마음으로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정된 18가지의 경관도로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의 모든 도로가 넋을 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편에 속합니다.
따라서 경관도로를 무리해서 일정에 넣기보다는 어느 도로위에 있건, 운전하는 매 순간을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어려운 광경을 즐기시는 데 집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렌터카는 어떻게 빌리면 될까요?


Hertz, SIXT, AVIS, Europcar 정도의 업체에서 원하시는 차량을 계약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하시면 다양한 업체들이 나오지만, 위 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중개업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르데모엔 공항에 내리셔서 'Rent a Car' 글씨를 쫓아가시다보면 한 곳에 모여있는 렌터카 업체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 렌터카 업체들은 주차장을 끼고 위치해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차량을 수령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수월했습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수령하시는 데 걱정하실 부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보험은 무조건 풀 커버(Hertz 기준 Super CDW)로 하시기 바랍니다.
전 그래도 어디가서 자동차로 사고는 안 낼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리어범퍼에 스크래치가 나 있더군요.
누군가 긁고간건지 제가 실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노르웨이에서는 블랙박스로 철저하게 과실을 따지고 얼마를 부담하네 이런 체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철저하게 따지고 경찰서에도 내방해야한다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저희는 하루, 몇 시간이 아쉬운 여행자니깐요.

전기차는 어떨까요?


충전을 고려한다면 비추입니다.
예약하신 숙소마다 전기차 충전 시설이 있는 게 아니라면요.
Scenic Route 위주의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매일 200km 정도는 차량으로 이동하실텐데요.
적어도 제가 다닌 도로에서 전기차 충전 시설을 많이 만나보진 못 했습니다.

반면 주유소는 아주 흔합니다.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주유소 하나정도는 꼭 있었습니다.
가격은 리터당 22 ~ 26 kr 정도로 노르웨이 여행자라면 무서워할 기름값은 아닙니다. (..)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죠.
그래서 전 노르웨이 도로위에는 전기차만 한가득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도로위에서 가장 많이 만났던 차량 유형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였습니다.

참고로 전기 충전시설은 주차장마다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차주가 지참한 5핀 - 5핀 케이블을 사용해 연결해야 합니다.
(전기차 경험이 없어서.. 정확한 케이블 명칭을 모르겠네요.)
때문에 전 phev였지만 차량 운행 중 충전을 해볼 수는 없었습니다.

초보 운전자에게도 괜찮을까요?


1.
혹시 88고속도로를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E6 도로가 우리나라의 경부고속도로 같은건데, 가르데모엔 공항에서 30분만 운전해 올라가면 왕복 2차로(편도1차로)로 줄어듭니다.
때문에 추월을 위해 모든 중앙선은 기본적으로 점선입니다.
중앙선이라도 그려져있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도로도 많습니다. 대항차를 만나면 각자 알아서 오른쪽으로 차를 붙여 적당히 피해갑니다.
경관도로를 여행하다보면 왕복 1차로인 곳도 많습니다. :)
정확히 말하면.. 달리고 있는 도로가 대항차와 교행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운전자가 판단해야합니다.
교행이 안되겠다 싶은 도로엔 중간중간 차를 살짝 비켜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2.
남해 도로마냥 도로가 구불구불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제한속도는 80입니다.
(아마 트롤스티겐도 제한속도 80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때문에 제한속도로 쭉 달릴 수 없는 도로가 많습니다.
여기서 제한속도는 80 넘게 달리지 말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이셔야할 것 같습니다.

3.
운전 매너는 좋은 편 입니다만, 이 나라 사람들의 삶 자체가 여유로운데서 기인하는 것 같고
운전 자체는 아주 터프합니다.

분명 제한 최고속도로 달리는 중인데 제 뒤엔 차들이 비엔나 소세지마냥 달라붙습니다.

올레순에서는 왕복 1차로의 해저 터널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제가 터널을 거의 다 지나온 상황에서 대항차가 나타나자 전 피할 공간을 찾아봤습니다만
대항차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도 둔턱을 올라타더군요. 타쿠미인줄...

4.
터널이 정말 많은 나라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없는 터널도 많은데요.
6km 내내 내리막(대항차는 오르막)인 터널도 있고
V자로 생긴 해저 터널도 있습니다.

보통 오르막 터널을 생각하면 정체가 연상이 되는데요.
이곳은 그런게 없습니다.
자동차도 버스도 덤프트럭도 트레일러도 모두 한마음으로 제한 최고속도로 달립니다.
중앙선이 없어서 교행이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를 도로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달립니다.

1 + 2 + 3 + 4 의 콜라보로 초보운전자에게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초보 운전자는 정말로 운전 경험이 별로 없는데 한적한 시골이니까 여유롭게 운전하며 경치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의미하는 것이고, 스스로 겸손하게 초보 운전자라고 지칭하는 분들에겐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노르웨이에서 매일 장거리를 운전하면서도 운전때문에 피곤한 적이 없었는데, 돌아보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